경찰수련원 확정과 폐교부지 국공유재산 교환으로 드러난 2025년의 전환점
기관 유치를 넘어 정주와 교육 생태계를 동시에 설계한 남원의 실험
[시사의창=소순일기자] 남원시(시장 최경식)가 2025년 한 해 동안 국가기관과 공공 인프라 유치에서 연속적인 성과를 거두며 지역 활력 회복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경찰과 소방, 공공의료, 교정시설을 아우르는 국가 기반시설이 순차적으로 남원에 자리 잡기 시작했고, 이는 개별 사업의 성과를 넘어 도시의 장기 전략과 직결되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국 최초로 폐교부지인 옛 서남대학교 부지를 활용한 국·공유재산 부지교환이 성사되면서 남원은 국가기관 유치를 위한 토대를 스스로 설계하는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가장 가시적인 성과는 경찰수련원 유치 확정이다. 경찰수련원은 경찰의 심신 회복과 치유를 목적으로 한 전국 단위 복지시설로, 숙박과 힐링 기능을 함께 갖춘 국가 시설이다.
남원시는 경찰청과 기획재정부, 국회를 상대로 총 36회에 이르는 설득과 건의 활동을 이어간 끝에 경찰수련원 건립을 확정지었고, 총사업비 442억 원 규모의 국가 시설을 확보했다.
남원시,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결의대회 [국회의사당]
경찰수련원은 남원시 어현동 37-99번지 일원 함파우아트밸리 권역에 조성되며, 연면적 1만 404㎡, 118실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연간 15만 명에 달하는 경찰 가족 방문이 예상되며, 체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음과 관광 소비를 통해 도심 상권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연간 약 217억 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도 전망되고 있다. 함파우아트밸리와 연계한 문화·관광 프로그램 확장, 지역 브랜드 가치 제고 역시 중요한 파급 효과로 평가된다.
경찰수련원과 함께 추진 중인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 활동은 성격에서 차이를 보인다. 제2중앙경찰학교는 신규 경찰관을 양성하는 국가 공식 교육기관으로, 신임 경찰 교육의 출발점 역할을 하는 핵심 시설이다.
남원시는 춘향제와 남원국제드론제전, 흥부제, 남원야행 등 지역 대표 축제를 활용해 범국민 유치 홍보를 전개했고, 기반 의료와 숙박, 교통, 예술 분야를 아우르는 37개 기관과 학교 운영지원 체계를 사전에 구축했다. 지역이 자발적으로 경찰학교 수용 기반을 마련한 사례로는 전국에서 유일하다.
이 과정에서 전국경찰직장협의회의 공식 지지성명과 전북권을 포함한 국회의원 27명이 참여한 국회 기자회견, 영호남 주민 2천여 명이 함께한 국회 결의행사가 이어졌다.
결의행사에는 국회의장을 포함한 11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해 국토 남부 중심지로서 남원의 입지와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남원시는 현재까지 총 46명의 국회의원과 6개 광역, 17개 기초 지방정부의 공식 지지를 확보하며 설립 당위성을 공고히 해왔다.
소방 분야에서도 남원의 국가기관 유치 기반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남원시는 올해 총사업비 7억 7천만 원 규모의 전북 소방공무원 심신수련 힐링 프로그램과 전국 단위 소방안전캠프, 전국 소방가족 힐링캠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수용 능력과 운영 역량을 입증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소방청과 남원시 간 상생 자매결연이 행정안전부 주관 우수사례로 선정됐고, 최소 1억 5천만 원의 특별교부세를 확보했다. 향후 소방 심신수련원 유치를 위한 정책적 신뢰도도 함께 높아졌다는 평가다.
공공의료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이 이어지고 있다.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필요성이 지속 제기되는 가운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두 차례 심사가 진행되며 제도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공공의대 설립을 위한 연구·설계비 38억 원이 정부예산으로 확정되면서 추진의 실효성도 확보됐다. 남원시는 보건복지부와 전북도, 국회와의 협력을 통해 정책 여건 조성과 추진 기반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남원교도소 신축 사업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기본설계 적정성 검토가 진행 중이며, 남원시는 법무부와 상시 소통체계를 유지하며 사업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주민설명회 개최와 민원 조율을 병행하며 인허가와 보상 등 후속 절차가 원활히 이어질 수 있도록 사업 추진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러한 국가기관 유치 흐름에 결정적 전환점을 만든 것은 지난 9월 24일 체결된 전국 최초 폐교부지 국·공유재산 부지교환 업무협약이다.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전북대학교, 남원시가 함께 협력해 성사된 이번 교환은 국가기관 유치와 정주 인프라 확충, 대학 개교 준비를 동시에 가능하게 한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남원은 전북대 남원글로컬캠퍼스의 2027년 개교 일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했고, 청년과 유학생 생태계 구축의 기반도 마련했다.
정주 기반 확충의 또 다른 축은 총사업비 161억 원 규모의 복합주거시설인 한국사학진흥재단 연합형 행복기숙사 건립이다.
이 사업은 옛 남원세무서 부지인 동충동 205-1 일원에 조성되며, 남원시는 250명 규모 공공기숙사 건립을 위한 2026년 국비 설계비를 확보했다. 자체 건립 대비 약 100억 원의 재정 절감 효과와 함께 구도심 활성화, 청년과 유학생 주거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하는 성과로 평가된다.
전북대 남원글로컬캠퍼스는 이러한 기관 유치 전략과 맞물린 남원의 미래 축이다. 남원시는 대학 협력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추진하며 캠퍼스 환경 정비와 도시숲, 운동장, 편의시설 조성, 진입로 정비를 단계적으로 진행했다.
7개 대학 491명의 외국인 유학생 문화체험 행사와 몽골 교류단 초청 행사 등 실질적인 교류를 확대하며 남원 전체를 유학생 수용 도시로 전환하는 기반도 마련했다. 올해 운영된 남원발전포럼과 6건의 공동연구 역시 기관 유치와 연계된 정책 기반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남원시는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국가기관 유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이기 위한 과제도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 등 기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과 숙박, 체험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교통과 주거, 문화, 안전이 연동되는 정주 생태계를 구체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남원시 관계자는 “2025년은 남원이 국가기관 유치와 정주 인프라, 대학 생태계가 맞물려 작동하는 구조적 전환을 이뤄낸 원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강화해 국가 균형발전을 선도하는 지자체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사의창 소순일 기자 antlaand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