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새로운 거점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다. 단순히 법인세 감면이나 지원금 제공을 넘어, 장기적으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줄 수 있는 도시만이 기업 유치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 또한 교통과 물류 인프라는 기업 활동의 기본이며 동시에 특정 산업의 기업·대학·연구기관이 집적된 ‘산업 클러스터’는 경쟁력 있는 생태계를 형성한다. 아울러 행정 서비스도 빠질 수 없다. 이렇게 다양한 요소들이 결합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든다. 하지만 기자가 이번에 방문한 남해는 삼면이 바다로 이루어진 거대한 섬이다. 섬 지역의 경우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접근하기에는 분명한 한계성이 있다. 이번 취재에 참여한 한국ESA생산자엽합의 곽성원 대표는 남해에서 기업하기 좋은 점에 대해 “남해군은 정책적 지원, 금융적 기반, 그리고 남해~여수 해저터널 개통과 같은 지리적 접근성 강화 등 다각적인 조치를 취하며 ‘기업하기 좋은 보물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그 물결에 함께 동참하여 관내 기업들도 함께 성장 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고 답했다.
[시사의창 2025년 10월호=정용일 기자] 경남 남해군은 섬 지역으로서 그 특성상 타 내륙 도시들처럼 대기업 및 중견기업이 있어 그들이 지역경제의 중심점 역할을 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남해군에는 현재 주로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이며 그 수도 많지가 않다. 이는 타 섬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남해군의 경우 지역에 위치한 중소기업인들 및 구성원들이 남해라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매우 강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군과의 관계도 매우 돈독한 편이다. 또한 이들은 업무 과정에서의 스트레스나 피곤함을 주변 자연환경이 자연스레 치유해 준다고 말한다.
이번 인터뷰 과정에서 만난 한국ESA생산자연합의 곽성원 대표 역시 남해라는 자연환경이 지역 구성원들에게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곧 ‘힐링’과 ‘치유’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그의 고향 남해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끊임없이 내비쳤다.
그렇다면 곽 대표가 이끌고 있는 한국ESA생산자연합은 어떠한 회사인지 한번 들여다보도록 한다. ESA는 Eco-friendly Safe Agriculture의 약자로 친환경적으로 안전한 농업으로 수확한 농산물을 강조하는 뜻으로써 국내에서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을 유통·판매하는 농업회사법인이다.
곽 대표는 “2010년도에 설립하여 올해 16년차로 경남 남해에서 농업인의 친환경 농산물 유통 활동으로 소득 증대, 지역의 고품질 농산물 유통 강화, 그리고 지역 주민의 건강한 식탁 지원에 긍정적으로 기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요즘처럼 친환경이라는 단어가 건강한 삶에 있어서의 대표적인 아이콘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남해의 청정한 농산물은 그 자체로 강력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렇게 남해의 청정 농산물에 친환경 농법이 적용되면서 브랜드 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곽 대표는 이에 대해 “친환경 농법을 강조하는 브랜드 정체성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구축하고 시장에서 유통되는 일반 농산물들과 차별화되는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한다”면서 “또한 지역사회에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기부하며 단순한 기업 활동을 넘어 지역 공헌을 실천하면서 지역 내에서도 저희 한국ESA생산자연합에 대한 신뢰성과 충성도를 높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곽 대표가 말했듯이 단순한 기업 활동을 넘어 지역 공헌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은 단순히 수익성만을 쫓는 것이 아닌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의미한다. 곽 대표는 회사의 업무 특성상 지역민,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만큼 상생에 대한 생각이 남다를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는 지자체와 지역 기업의 상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곽 대표는 “지역 산·학 협력 및 청년 취업 활성화를 위한 행사나 포럼 등을 개최하여 지역 인재 공급 체계를 강화하고, 맞춤형 인재 양성 기반을 마련하여 지역에 정착할 수 있게 유도한다면 지자체는 인구 감소를 방지할 수 있고 지역기업은 구인난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지자체도 지역 기업도 서로 협력과 상생을 위한 노력 없이는 그 어느 쪽도 혼자 성장,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터뷰 말미에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중앙 규제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 건의나 운영에 유연성을 더하여 시설 개선, 건축물 설비 등을 추가적으로 설치하거나 없앨 때의 규제 등 현장 중심의 정책 지원이 기업 운영의 안정성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이어 “청년 인구 유입을 위한 맞춤형 여건들을 더 마련할 수 있다면 기업들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력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 보도를 통해 지자체에 바라는 점에 대한 평소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곽 대표가 그의 고향 남해에서 사업지의 둥지를 튼 이유는 청정지역 보물섬으로 인식되어 있는 남해군의 이미지를 빌림과 동시에 유통에 주력으로 삼고 있는 마늘과 시금치를 산지에서 직접 수확 및 품질 관리, 유통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사업은 높은 품질과 신뢰를 바탕으로 정직한 성장세를 이뤄가고 있다. 거짓 없고 꾸밈없는 진솔한 모습으로 가득했던 곽 대표의 첫 인상처럼 그 좋은 기운이 기업의 유쾌한 성장으로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Interview 한국ESA생산자연합-곽성원 대표
Q. 곽성원 대표께 비치는 남해군은 어떤 매력의 도시인가요
A. 남해군은 대한민국에서 세 번째로 큰 섬입니다. ‘섬’이지만 노량·남해대교, 창선~삼천포 연륙교를 통해 육지와 연결되어 있어서 접근성이 매우 좋은 곳이기도 하죠. 남해군의 매력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자연 그대로를 보존, 잔잔한 힐링이 가득한 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의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죠. 최근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방문 하는 것 같더군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어느 곳을 가도 탁 트인 바다 풍경을 볼 수 있고,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계단식 다랭이 논이 인상적인 관광명소도 있고요. 오랫동안 남해에서 사업을 하고 많은 관계자분들이 남해군에 방문하셨을 때, 도시의 소음과 복잡한 곳을 벗어나 조용한 쉼을 얻을 수 있었다는 말을 하실 때 저도 많은 공감을 하며 고향 남해에 대한 큰 자부심도 느낍니다. ‘슬로시티’라는 말이 이곳과 너무 잘 어울리는 곳이죠. 남해군민으로서 큰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