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혼란하게 만드는 장본인이 되었다. 이른바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대표 국가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무역 분쟁이 발생하면서 국제 사회 질서가 혼란의 연속이 되었다고 하겠다.
미국을 중심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팽창하면서 중국 및 유럽 등으로 확대되고 있고, 원자재 공급의 우위를 갖고 있던 후발 주자들도 자국 우선주의가 하나둘 부각되기 시작했다. 기존 WTO 체제가 무너지고 이른바 ‘트럼프 라운드’라는 강대국의 목소리가 통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수출을 기반으로 FTA를 주축으로 하던 우리나라는 미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더 이상 기존의 시스템에 의지하던 시대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자국 우선주의가 확산되면서 대표 기업들이 생산 거점을 해당 국가로 이전하는 흐름이 보편화되고 있는 부분은 중장기적으로 더욱 우려가 커진다. 결국 항상 우려가 되었던 국내 산업 공동화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형국이어서 무엇보다 국내 기업 유치와 투자는 물론 ‘기업하기 좋은 최고의 환경 구조’를 구축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시사의창 2025년 10월호=김필수 김필수자동차연구소 소장] 국내 산업 공동화는 일자리 축소는 물론 국내 경제 동력 상실로 이어지면서 애써 가꾼 선진국 수준을 다시 낙후된 후진국으로 몰아세운다는 측면에서 가장 우려되는 형국이다.
현재 국내 기업 환경 구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 법인세 인상, OECD 선진국 최악의 상속세 수준은 물론이고 강성 노조로 인한 노조 파업 일상화, 연례행사의 임단협 구조, 애매모호한 중대재해 처벌법 등 기소 이상의 형사처벌 항목이 선진국 수요의 20배 수준으로 심지어 국내 지사장 취임을 거부하는 사례가 있을 정도이다. 자신도 모르게 범법자가 되는 기업 대표가 즐비하다는 것이다. 산업용 전기 비용은 최근 급격하게 올라갔고 현장의 생산 인력 연봉도 글로벌 최고 수준이다.
국내 일부 자동차 제조업 생산직 평균 연봉은 벌써 1억 2,000만원을 넘었으나 아직도 적다고 아우성이고 파업도 불사하고 있다. 대학원을 나와서 생산직에 올인하는 분위기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둡다고 판단하는 사례도 부쩍 늘고 있다. ‘킹산직’이라고 하여 생산직에 입사하기 위한 책자가 베스트셀러 급이 되는 씁쓸한 시대가 도래했다.
해외를 나갔다가 다시 국내로 생산 시설을 되돌리는 이른바 ‘리 쉐어링 기업’은 거의 없는 황이고 글로벌 국가에서 부자가 가장 많이 해외로 나간다는 중국과 더불어서 대한민국도 명함을 내밀며 함께한다는 뉴스는 슬픈 단면이라 하겠다. 굳이 국내에서 노사협상을 하면서 어렵게 사업하기보다는 그냥 가족이 풍부하고 행복하게 해외에서 일생을 보내겠다는 이른바 ‘있는 사람들의 행렬’이 주를 잇고 있다. 최근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가인 싱가포르, 홍콩, 대만은 연간 성장률이 4~5%에 이르고 있으나 우리는 계속 1% 미만의 성장에 매몰되어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열린 현대차 노조의 총파업 결의대회 ©연합뉴스


대만은 내년에 국민소득이 4만 달러가 되면서 우리는 물론 일본은 훨씬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경기는 침체되고, 도심지 빈 가게는 늘고 있다. 이웃 일본의 경우도 잃어버린 40년 언급도 있었으나 최근 연봉도 많이 오르고 대졸자들의 취업률이 99%에 이르러 대졸자 1명당 3~4군데에 취업 일자리가 결정되어 행복한 아우성을 지르고 있다. 우리는 급격히 줄어든 취업 준비생도 문제이지만 실업률은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집권당에서 ‘노란봉투법’의 도입과 ‘더 센 상법’ 개정으로 더욱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 구조가 되면서 노사의 균형이 무너지는 법안이 진행된 부분은 우려를 넘어 심각하다고 하겠다.
관련 단체에서 해외로 이전하겠다는 경고가 계속 나오는 가운데 한국GM 철수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정도로 심각한 법안이라 하겠다. 담당 주무장관이 문제가 있으면 그때 가서 법안을 개정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언급을 보면서 그 심각성을 실감하고 있다. 사후 약방문은 버스 지난 후 손 흔들기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막가파식 투자 요구로 국내 산업은 더욱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국내 기업 환경 구조는 최악의 구조로 겹겹이 쌓이고 있다. 특히 국가 예산은 줄고 있는데 뿌리기식 현금 살포 정책으로 ‘국민의 빚’은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국내 대학 교육 구조는 약 17년 등록금 동결로 이미 무너지면서 국내 대학 10개 중 4개는 당장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은 구조가 되었으며, 현재의 연봉으로 제대로 된 교수 하나 영입하기 어려운 최악의 구조로 변화하였다.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모습 ©연합뉴스


해외 인재영입은커녕 있는 인재가 도리어 해외로 더 빠져나가는 형국이며, 해외 선진국에서 연구한 국내 인재도 국내로 되돌아오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수년 전 대통령의 국내 연구개발비 효율화 언급으로 모든 연구개발 분야가 망가지면서 회복이 불가능한 공중 분해된 연구테마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하겠다.
그동안 우리가 조금이나마 앞서 있던 중국 등과의 차별화되고 특화된 영역도 없어지면서 도리어 뒤집어진 영역도 즐비한 형국이다. 가성비 좋은 전기차, 배터리, 충전 기술, 인공지능, 자율 주행, 양자 컴퓨터 등 미래의 먹거리는 이미 중국이 훨씬 앞서가고 있다. 우리는 현재 미래의 기술인재 확보는 물론 차별화되고 특화된 첨단기술도 심각하게 낮은 수준이다. 특히 기업하기 어려운 최악의 환경 구조는 앞으로 국내 산업 공동화가 본격화된다는 뜻이다. 산·학·연·관은 물론 정부부터 정신 차리지 않는다면 땅을 치고 통곡하는 사례가 온다는 뜻이고 특히 대통령의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미 망가진 국가에서 후회해도 무의미한 시대가 오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각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악으로 몰고 간 역사의 주인공이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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