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의창=김세전 기자] 유럽 방위 시장의 중심이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 독일의 레오파드 전차와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가 상징이던 유럽의 방위력은 지금, 한국산 무기에 의해 재편되고 있다. 폴란드·루마니아·노르웨이·핀란드·에스토니아 등 NATO 동부 전선 국가들이 앞다투어 K2 전차, K9 자주포, FA-50 전투기, K239 천무 로켓을 도입하고 있다.
2022년 폴란드는 한국과 15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무기 계약을 체결했다.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672문, FA-50 경전투기 48대, K239 천무 다연장 로켓 288문이 포함된 계약이었다. 단순한 무기 구매가 아니라 폴란드 내 조립생산과 기술이전을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십이었다. 이 협약 이후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가 연이어 한국 무기를 선택했고, 루마니아도 한국과 자주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K9 클럽’에 합류했다.
한국산 무기가 유럽 전역에서 ‘핫 아이템’으로 부상한 이유는 명확하다. 우선 가격 대비 성능이다. K2 전차는 독일 레오파드 2A7과 유사한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가격은 30% 저렴하다. FA-50 전투기 역시 F-35의 몇 분의 일 수준의 비용으로 실전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 ‘50%의 비용으로 80%의 성능’이라는 표현이 유럽 군 관계자들 사이에서 회자될 정도다.
두 번째는 납품 속도다. 유럽의 복잡한 절차와 관료주의로 인해 독일과 프랑스는 계약 후 납품까지 3~5년이 걸리는 반면, 한국은 계약 몇 달 만에 전차와 자주포를 실어 보냈다. 폴란드 항구에 도착한 첫 K2 전차를 현지 언론은 “기록적인 속도”라고 표현했다.
세 번째는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이다. 한국 방산업체들은 단순 판매를 넘어 현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화디펜스와 KAI는 폴란드 내 생산라인 구축과 핵심 기술 이전을 약속했으며, 이를 통해 현지 일자리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실전 검증도 큰 강점이다. K9 자주포는 북한과의 군사 대치 지역에서 실전 운용을 통해 이미 신뢰성을 입증했다. 또한 NATO 표준 사격통제시스템과의 완벽한 호환으로 유럽 군사 체계에 즉시 통합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조건이 거의 없다. 한국은 무기 판매에 외교적 조건을 부과하지 않으며, 구매국의 자율적 운용을 보장한다. 이는 군사 주권을 중시하는 유럽 국가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
유럽 현지 반응도 긍정적이다. 폴란드 언론은 “한국은 믿을 수 있는 방위 파트너가 됐다”고 평가했다. 노르웨이 군사 전문지는 “북극 환경에서도 K9은 완벽히 작동했다”고 보도했다. 핀란드 매체는 “러시아의 위협 앞에서 한국 무기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분석했다. 루마니아 언론은 “한국의 기술력과 빠른 대응이 유럽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방산 기업들은 과거의 수입국에서 이제는 수출 주도국으로 완전히 전환했다. 10년 전 세계 18위였던 한국의 방산 수출 규모는 현재 8위로 상승했다. 정부와 민간기업의 협력, 공격적인 글로벌 마케팅, 기술력의 집약이 결합된 결과다.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을 ‘국뽕’이라 부르기보다 ‘현실’이라고 평가한다. 한 영국 국방 전문가는 “한국의 무기는 값싼 대체품이 아니라 새로운 표준을 제시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독일 내 일부 언론은 “레오파드의 자리를 한국 K2가 차지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전했다.
한국의 무기 수출은 단순한 산업적 성공이 아니라 외교·안보·기술의 결합된 국가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유럽의 한 방산 전문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지금 무기를 사는 게 아니라, 한국식 신뢰를 사는 것이다.”
창미디어그룹 시사의창
#한국무기 #K2흑표 #K9자주포 #FA50 #K239천무 #폴란드무기계약 #유럽방산시장 #K디펜스 #한화디펜스 #KAI #방산한류 #민주주의병기고